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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국장] 발달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적 모델로서의 캠프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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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0 오후 4:33:16

캠프힐 연수를 마치고 : 발달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적 모델로서의 캠프힐

김용진 사무국장


1. 캠프힐 연수를 떠나며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도 해보지 않고 이기려는 노력조차 포기해버릴 까닭은 없어.”(앵무새 죽이기, p.147)


  선진국 사회복지 탐방에 간혹 우리와는 현실이 너무 다르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상을 쫓지 않으면, 현실속에서만 갖혀 살 것인가.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읽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의 이 한 구절속에서 사회의 변화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복지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부 래들리 같은 장애인이 사회의 편견과 고통을 받는 것처럼, 사회복지의 첨병에 선 우리들도 어떤 편견 속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마음속 장벽을 세우고 변화보다 “우리는 안돼”하며 현실의 아집에 갖혀 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선진국 탐방을 이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떠나본다.  “현재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에서 생각하라!” (「아이디어 메이커」 원제:Thinking in New Boxes)


  이번 캠프힐 연수는 2017년 5월 25일부터 6월1일까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경기도협회 주관으로 미국 뉴욕시청 장애인복지과, 미국 솔테인 캠프힐, 킴버튼 캠프힐, 캐나다 커뮤니티 리빙 벌링턴, 캠프힐 온타리오를 방문했다.


2. 캠프힐의 역사와 운영


  캠프힐은 영국 에버딘 디(Dee)강변에 1940년 장애아동들을 위해 설립된 “캠프힐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에서 출발하였다(로빈 잭슨, 2011: 30).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에 깊게 영향을 받은 소아과 의사 칼 쾨니히 박사의 캠프힐 운동은 “장애를 가진 많은 아동과 성년들이 상호 보살핌과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건강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과 함께 생활하고 배우고 일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캠프힐은 장애인 공동체로 발전되면서 디 계곡을 넘어 잉글랜드, 아일랜드, 독일, 미국, 남아프리카로 확장되어 전세계 20여개국 100여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캠프힐은 농촌의 전원, 시내 주변 또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다. 대규모 농장(에스테이트Estate)을 기반으로 한 농촌형, 도심속에 우리나라의 공동생활가정 형태도 있고, 상점의 형태로 운영되거나 이들이 합쳐진 형태도 있으며 대부분은 농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캠프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빌리저Villager(마을사람이라는 뜻으로 캠프힐의 각 하우스에 거주하는 장애인)와 코워커Co-worker(협력자, 자원봉사자)가 있다. 코워커에는 하우스 페어런트House parents(각 하우스에서 부모 역할을 하는 코워커)(김은영, 2011: 137), 장기 자원봉사자, 단기 자원봉사자(1년이상 거주), 지역사회 봉사자, 여름 자원봉사자, 방문객 등을 포함한다. 장애인 대비 비장애인(코워커)의 비율은 통상 두배 이상 코워커가 많다(이인영, 신용웅, 2004: 61).



< 캐나다의 캠프힐 온타리오 전경>


  재정은 정부보조를 받지 않는 경우 장애수당(아일랜드의 경우 연간 7~8천만원 정도)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공동으로 소비하기도 하며,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과 기부금 등이 포함된다. 정부의 보조를 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운영비의 절반 정도를 받거나 대부분을 정부보조금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3. 캠프힐에서 “사는 것”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솔테인 캠프힐은 모든 캠프힐의 원칙이 그런 것처럼 장애인과 이용 가능한 모든 주민들을 위해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따뜻한 환경을 자랑했다. 캠프힐의 건물들은 환경과 잘 어울리게 작은 언덕을 기대어 위, 아래층 모두 땅을 밟고 나와 어디를 그라운드층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잘 모르는 손님인 내 입장에서는 들어가는 층이 그라운드층이 되어 버렸다. 넓은 아일랜드식 주방과 커뮤니티 공간은 자연스럽게 빌리저(villager)들과 코워커(자원봉사자 등)를 한자리에 모여들게 한다. 커뮤니티 공간의 한쪽으로는 작은 복도처럼 좌우로 1인실이 5~8개 정도가 늘어져 있다. 이곳에서 빌리저와 코워커가 각각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산다. 강당은 캠프힐 아키텍트(architect:설계자)의 세심한 공간구성과 원형구조의 사면 채광은 빌리저와 코워커들이 둥글게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회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집은 마음이 머무는 곳”으로 “신체, 마음, 영혼, 그리고 정신의 성장을 위해 건강한 환경을 제공 하고자”(로빈 잭슨, 2011: 141) 하는 캠프힐의 정책을 느낄수 있었다. 
  캠프힐에서 “사는 것”은 “환경과 좋은 건축의 조화 속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복지를 향상 시키고 살아있는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것이다.”(위의 책: 256) 




 < 캠프힐 주택의 주방>


  캐나다의 캠프힐 온타리오는 약35만평 부지로 앵거스 지역 부근의 시골 전원속에 위치해 있다. 22명의 빌리저가 5채의 독립된 주거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형 생활공간으로 배리 지역의 아파트 2채에 7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의 변화는 직원들의 근무형태가 숙식형태에서 야간 근무의 최소인원만 남기고, 출퇴근 형태로 바뀐 것이다. 온타리오 복지부에서 연간 280만불 가량의 지원을 받고 유급 형태로 운영(스태프 85명중 일부)되면서 직원 퇴사율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4. 캠프힐에서 “배우는 것”


  “배우는 것”은 일상적인 생활과 생애주기에 맞는 삶을 위한 평생교육이다. 사회속에서 함께 하는 과정이고 참여의 일환이다. 배우는 것에는 금전 관리, 여가 계획, 영양, 대중 교통 익히기 등 안전과 사회생활, 개인 활동에 필요한 것들이다. 음악이나 미술, 공예, 운동 등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상호 관계를 증진시켜 준다. 



< 도자 타일을 이용한 작업실> 


  솔테인 캠프힐의 정원가꾸기, 허브 재배, 자전거 수리점, 도자기, 직물 공예등은 직업능력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성인기 준비와 재교육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킴버튼 캠프힐에는 직물 제조 및 염색, 모자이크 타일 등 수공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윤환방목(rotation grazing)으로 낙농 젖소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과 땅에 대한 관리에 공을 들인다. 우유는 지역에 판매하고, 유기농 요구르트 제조 업체에 납품하기도 한다.                     



<윤환방목 농장>


  킴버튼의 임업프로그램은 전원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건전한 생태학적 원칙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삼림지, 숲, 정원, 목초지를 관리한다. 우리가 캠프힐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고 감탄할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환경이 삶의 질과 건강을 높여준다는 철학의 실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캠프힐에서 “일하는 것”


  솔테인 캠프힐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유기농 작물재배, 원예, 제빵과 카페,  요리, 직물공예, 허브 농장, 유기농 사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의 솔테인 카페와 솔테인 스토어를 통해 수공예품 판매, 채소와 식품류 등을 판매하면서 직업 훈련과 업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




 < 솔테인 캠프힐 허브농장에서 일하는 코워커 캐슬린(오른쪽) >


  킴버튼의 허브가든 생산품은 차, 요리, 약용으로 식재료나 약용으로 사용하고, 킴버튼의 홀 푸드점에 내다 팔기도 한다. 유기농 과수원에서는 사과, 포도, 블랙 커런트(베리의 한 종류)등을 재배한다.
  킴버튼 캠프힐의 공예샵은 지구의 환경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천연 섬유와 도자기 등을 통한 공예품들을 장애인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작품들로 채우고 있다. 제품 제작 과정은 기술 향상과 창조력의 기반이 되고, 판매는 지역주민(고객)과 상호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수공예품들은 장애인과 고객들 모두에게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지역주민과 캠프힐을 연결하는 매개중 또 하나는 킴버튼의 Myrin도서관이다.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과 농업, 예술, 자연, 건강, 철학 등 다양한 컬렉션은 연간 12달러의 회비로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 킴버튼의 Myrin도서관 >


  킴버튼의 Camphill 카페는 유기농 음식과 생물역학(biodynamic)재료를 통해 만들어진다. 자원봉사자와 마을주민들이 함께 창의적인 요리를 연구해서 내놓기도 하여 많은 단골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다. 


6. 캠프힐에 다녀와서


  수 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환경은 캠프힐의 상징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자연친화적인 캠프힐은 장애인들의 풍요로운 삶의 한 축이 되고, 인간의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하고 장려하고 추구하는 철학과 만나 성숙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캠프힐은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환경과 철학의 기반위에 만들어졌다. 
  사회통합과 관련해 캠프힐이 지역 사회에서 벗어난 또 다른 시설의 하나인가에 대한 생각이 늘 함께 했다. 그러나 철학과 운영(실천)의 측면에서 면밀히 생각해본다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는 또 다른 시설로 보려는 시각을 돌려서 캠프힐의 사회통합적인 노력들을 차분히 들여다 보면서 하나 하나 그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지역주민들이 캠프힐의 도서관을 이용하고, 자전거 수리점을 이용하거나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강당을 예식장이나 모임 장소로 사용했다.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 오픈한 카페, 제과점, 마켓등에서 유기농제품들을 판매하고, 차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공동체의 의미속에 자급자족과 고립으로 사회통합의 의미와 역행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캠프힐의 운영 속에서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철학적 공동체와 실천적 측면에서 지역사회에 열려 있고, 참여하고자 하는 사회통합적 노력을 함께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캠프힐은 발달장애인의 삶에 있어 하나의 대안적 모델 제시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달장애인이 가정에서 성년기 시설로, 다시 노년기 요양시설 거주나 일부 지역사회 공동생활가정에서의 거주가 진행되지만, 생애 전반에 거쳐 지속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캠프힐은 거주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영속적인 삶을 유지시킬 수 있는 대안적 모델로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에 걸친 캠프힐 연수를 통해 유럽과 북미의 캠프힐을 의미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가 인권, 시설의 소규모화, 지역사회생활 등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설의 대안적 모델과 장애인의 선택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고민들이 생각의 발전과 실천의 초석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김은영(2011), 『캠프힐에서 온 편지』, 지와 사랑.
로빈 잭슨 저, 김은영·나수현 옮김(2011), 『아름다운 동행 캠프힐 사람들』, 지와 사랑.
뤼크 드 브라방데르, 앨런 아이니 저, 이진원 역(2014), 『아이디어 메이커』, 청림출판.
이인영, 신용웅(2004), 장애인 공동체에 대한 연구-Camphill을 중신으로, 『재활복지』,  8(2), p.45-76.
하퍼 리(2015), 『앵무새 죽이기』, 열린책들.
www.camphillsoltane.org (솔테인 캠프힐)
www.camphillkimberton.org (킴버튼 캠프힐)
http://camphill.on.ca (캠프힐 온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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